안산그리너스FC가 팀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안산은 17일, 최문식 현 테크니컬 디렉터를 신임 사령탑으로 공식 선임하며 “2026시즌을 앞두고 팀 분위기 쇄신과 명확한 팀 컬러 확립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창단 후 최저 득점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든 안산은, 선수 시절 ‘K리그 대표 테크니션’으로 꼽히고 지도자로선 재능 발굴 능력을 인정받아 온 최 감독에게 새 시즌의 반전을 맡겼다.
■ 황희찬·황인범 키워낸 ‘재능 발굴가’, 안산의 미래도 맡는다
최문식 감독은 K리그 팬들에게 “한국축구 역사상 손에 꼽히는 테크니션”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지도자로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숨겨진 재능을 직관적으로 알아보고 키워내는 능력에 있다.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시절, 당시 어린 황인범을 주저 없이 프로 무대에 투입해 현재 대표팀 중원의 핵심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포항 유소년 지도자 시절에는 ‘괴물 공격수’ 황희찬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발견하고 육성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
이러한 경험은 젊은 자원이 많은 안산에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최 감독의 부임을 두고 “제2의 황희찬·황인범 발굴 신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자극과 동기 부여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 ‘늑대 군단 축구’ 선언… 기술·창의성+근성을 모두 갖춘 팀으로
최문식 감독은 선임 소감에서 가장 먼저 공격력 회복을 화두로 꺼냈다. 안산은 올해 경기당 득점이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며 고전했고, 고질적 문제로 꼽혀 온 창의성 부족과 결정력 난조가 뚜렷했다.
최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의 기술·창의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도, 안산의 마스코트인 늑대처럼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근성을 팀 컬러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내년 시즌 팬들에게는 단순한 승리 그 이상, 투쟁심과 조직력에서 나오는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력뿐 아니라 정신력·에너지 측면에서 확실한 변화를 약속한 것이다.
■ 이미 팀 파악 끝낸 감독… 즉시 전력 강화 돌입
김정택 단장은 “최문식 감독은 올 시즌 테크니컬 디렉터로 활동하며 팀과 선수단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며 “지도 철학과 육성 시스템이 명확한 지도자로, 침체된 안산을 다시 K리그2의 다크호스로 만들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미 팀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만큼, 최 감독은 즉시 전력 강화와 2026시즌 재정비 작업에 빠르게 돌입할 전망이다. 데뷔전은 서울이랜드와의 39라운드 원정 경기다. 실질적인 팀 운영은 마지막 라운드부터 시작되며, 이후 내년 시즌을 위한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테크니션의 계보’에서 ‘재건의 지휘자’로… 최문식의 지도자 이력
최문식 감독은 선수 시절 포항과 전남, 수원, 부천SK 등을 거치며 통산 160경기 33골 15도움을 기록한 K리그 간판 미드필더였다. 1994 미국 월드컵 대표로도 활약했다.
지도자로서는 포항 유소년, 각급 대표팀(U-17, U-20, U-23)에서 연속적으로 성과를 냈으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기여했다. 이후 대전 시티즌 감독, 중국·말레이시아 코칭스태프, 프로축구연맹 TSG 기술위원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올해 안산의 테크니컬 디렉터로 부임하며 팀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해왔고, 이제는 감독직을 통해 본격적으로 재건 프로젝트를 이끈다.
